2010/04/08 14:39

The Comment: 폴 스미스 COMMENTS

"난 건강하고, 젊은 친구도 많아요. 
그래서 나이 드는 것엔 전혀 두려움이 없지만,
죽는 건 두려워요."


- Paul Smith

2010/04/01 23:21

가벼운 봄 여름 수트, 심지어 가격까지. FASHION

여름에만 입는 수트를 산다는 건 왠지 사치스럽다. 수트란 좋은 걸 사야 제맛 같고, 이왕 사는 거 억지로라도 일년삼백육십오일 입어야 분이 풀릴 거 같아서일까. 코튼, 리넨, 시어서커 수트는 올해도 어김없이 외면당할 위험에 처해있다. 멋지지만 그 돈 주고 사긴 아까운 기분이 든다. 하지만 결국 멋의 시작은 '시기적절'이다.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이유가 결국 예산이라면, 적절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위 사진은 <GQ> 2009년 7월호에 실린 수트 화보 중 하나다. <스타트랙>의 크리스 파인에게 산뜻한 여름 수트 몇 개를 입혔다. 저건 유니클로의 수트다. 얼핏 시어서커 같지만, 가는 스트라이프 면 수트다. 이 제품은 올해도 나왔다. EFC 스트레치 재킷과 소재가 패턴이 똑같은 드라이 노턱 팬츠. 지금 재킷은 세일 중이다. 단돈 10만9천8백원으로, 쓸만한 여름 수트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크리스 파인이 입어서, 라는 우려가 무색할 만큼 형태도 훌륭하다. +J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니클로 재킷의 '피트'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그럼 리넨은? H&M에 가면 괜찮은 게 있다. H&M 홈페이지의 'Fashion Studio'에서 찾은 건 저 색깔이다. 이 외에도 아이보리색, 갈색 스트라이프가 더 있다. 투 버튼에 더블 벤트, 플라워 홀까지 있는 재킷의 형태는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 팬츠의 폭도 딱 그만큼 적당하다. 14만8천원. 랄프 로렌의 타이 하나 살 돈이면, 리넨 수트의 세계에 발을 담글 수 있다. 가장 예쁜 아이보리색은 얼마 남지 않았다.



2010/03/23 16:11

톰 브라운과 슈프림이 같이 만든 셔츠 FASHION



지난 번 10 꼬르소 꼬모의 2010 봄 프레젠테이션을 갔을 때다. 톰 브라운을 사랑하는 10 꼬르소 꼬모의 바이어에게 말했다. "다음에 바잉하실 때, 슈프림이란 브랜드도 한번 보세요." 그는 슈프림을 몰랐다. 근데 여기까진 나도 몰랐다. 톰 브라운이 슈프림과 같이 옥스퍼드 셔츠를 만들 줄이야.

누군가는 톰 브라운을 클래식 파괴주의자라고 했지만, 클래식을 사랑하기론 둘째 가라면 서러운 사람이다. 몽클레르 감므 블루, 브룩스 브라더스 블랙 플리스, 클럽 모나코.쉴 새 없이 이어지는 그의 과외 활동은 다채롭지만, '클래식'이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최근 보이는 슈프림의 변화를 눈치 챘다면, 이번 합작도 남득이 갈 거다. 스트릿 웨어의 위풍당당한 왕자 슈프림은 아메리칸 클래식의 귀여운 막내를 자처하기 시작했으니까. 그 포부를 톰 브라운과 함께 만천하에 공표한 샘이다.


이젠 그 바이어도 슈프림을 명징하게 기억하겠지. 내년엔 10 꼬르소 꼬모에서도 볼 수 있으려나.


2010/03/21 15:36

아메리칸 어패럴과 룩북이 만든 룩북 FASHION

아메리칸 어패럴로부터 책 한 권으로 받았다. 'The LOOKBOOK.nu Lookbook by American Apparel.' 처음 보는 사람은 이게 뭔 소린가 싶겠지만, 말그대로 아메리칸 어패럴이 만든 LOOKBOOK.nu의 룩북이란 얘기다. LOOKBOOK.nu는 패션 블로그다. 이름처럼 룩을 보여주는 룩북같은 블로그지만, 룩의 주인은 '지구인 누구나'다. 지금 세계 곳곳에 사는, 멋 좀 낸다는 수많은 청춘들의 갖가지 룩을 볼 수 있다. 아메리칸 어패럴은 그들을 대상으로 '아메리칸 어패럴 스타일' 컨테스트를 열었다. 방방곡곡에서 날라온 룩 중에서 고르고 고른 것만 이 책에 담았다. 아메리칸 어패럴 매장에서 들었던 '이걸 어떻게 입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132개가 이 안에 있다. 



아메리칸 어패럴은 유별난 홍보 없이, 브랜드의 자산만으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사든 안 사든, 아메리칸 어패럴을 머리 속에서 지우는 건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아메리칸 어패럴 스타일이라는게 존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스타일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이 룩북은 지금 아메리칸 어패럴 매장에서 물건을 사면 받을 수 있다.

2010/03/18 12:51

<인디에어>, 조지 클루니의 여행 스타일. FASHION


영화 <인 디 에어>가 남긴 인생철학 얘기는 다른 수많은 블로거에게 맡긴다. 지금 말하고 싶은 건, 조지 클루니의 여행 스타일이다. 그에겐 남다른 여행 스타일링 노하우가 있다. 그가 고른 물건에 답이 있다.

첫째, 날쌘 트롤리. 언젠가 바퀴는 커녕 어깨 끈도 없는 가방을 들고 출장을 갔다가, 어깨도 없어질 뻔한 적이 있었다. 공항에서 멋은 사치다. 긴 여행이 아니라면, 튼튼한 기내용 소프트 케이스 트롤리로 해결한다. 무겁지 않고 쉴 새 없이 끌고 다녀야 하니, 인라인 스케이트처럼 날쌘 바퀴 두 개면 충분하다. 조니 클루니가 고른 건, 검정색 트래블프로 트롤리다. 지금은 살 수 없는 옛날 모델이다. 아무리 협찬이라고 해도, 1천만 마일을 넘긴 베테랑 여행가가 신제품을 쓰는 건 이상하니까.


둘째, 슬립온 혹은 로퍼. "아시아인들은 끈 없는 신발을 선호하지"라는 그의 대사는 일리있는 얘기다. 아무리 남성 패션지에서 '신사 구두의 정석은 레이스업 슈즈'라고 떠들어도, 대한민국 회사원들은 로퍼를 사랑하니까. 불편함을 감수하며 신사로 사는 대신에, 구두에서 슬리퍼로 갈아 신는 시간을 줄이고 싶으니까. 조지 클루니는 그 효율성을 공항에서 적용한 거다. 사실, 로퍼는 그의 룩에서 가장 '깨는' 부분이다. 무너진 스타일을 만회하는 묘안은, 검색대를 통과할 때를 대비한 귀여운 양말이다. 영화 속에서 로퍼를 벗는 장면을 주목할 것.


셋째, 가죽 타이 케이스. 이처럼 시간을 금쪽같이 여기는 조지 클루니도 여유를 즐기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브룩스 브라더스 매장의 타이 코너다. 항상 똑같은 미국식 수트와 셔츠를 입는 그에게 가장 중대한 스타일링 포인트는 타이니까. 구겨진 재킷보다 펴기 힘든 게 실크 타이란 건, 겪어본 사람만 안다. 그만큼 타이 관리에도 신경을 쓴다. 신중히 고른 타이를 가죽 타이 케이스에 넣는 걸로 그의 짐싸기는 마무리 된다. 그가 고른 타이 케이스 역시 브룩스 브라더스다.

Leathet Tie Case, Brooks Brothers.

그리고, 그 밖의 것들. 좋은 시계. 오메가 홍보 대사인 만큼, 오메가 드빌 아워 비전을 시종일관 차고 있다. 41mm 빅사이즈 다이얼은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만들어서, 얼핏 소매 사이로 드러날 때마다 빛이 난다. 그리고, 높은 고객 충성도. 줄을 서지 않고 카드를 긁는 것만으로 수속이 끝난다는 것. 공항에서 멋 부리는 건, 이거 하나면 끝이다. 끝내 1천만 마일지지로 최고 등급에 오르지만, 실제론 없는 등급이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최고 멤버십 등급은 플래티넘으로, 2백만 마일리지를 넘기면 오를 수 있다. 그게 최고냐고? 2백만 마일리지로도 세계 일주를 네 번이나 할 수 있다. 

De Ville Hour Vision, Omega.

단, 이 스타일링 노하우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뭘 해도 멋진, '조지 클루니'의 노하우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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